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함 속에서도 다행히 조용히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교회들도 성탄절 예배를 포함해 모든 예배가 비대면 예배로 드려지고, 송년회 등 한 해를 정리하는 각종모임도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어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고요하기까지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4월 1차 대유행 때는 사회복지 영역의 상당부분도 일시 멈춤을 요구받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이런 혼란과 어려움 가운데 어디를 간다는 것 자체가 눈치가 보이기도 한 상황에서 지난주일(일요일) 한 교회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있어 다녀왔다. 지난 일요일은 1년의 마지막 일요일(주일)로 교회에서는 송년주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1년을 마감하는 자리에서 하늘문교회(담임 홍한석목사)에서는 지난 4월부터 헌혈캠페인을 통해 모아진 헌혈증서를 벧엘의집에 기증하는 행사를 가진 것이다.(당연히 비대면 예배의 자리였다.)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교회의 당연한 종교의식인 예배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일이 된 것 같은 상황에서 그 교회 교인이 아닌 사람이 비대면 예배에 참석한다는 것이 방역수칙에 맞나 하는 생각도 잠시 있었지만 그래도 하늘문교회의 마음이 소중하여 용기를 내 참석했다. 가서 담임목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이번 헌혈증서 전달식은 단순히 헌혈증서를 모아 전달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되었다.
하늘문교회가 헌혈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지난 4월 코로나 1차 대유행 때, 언론에서 코로나로 인해 보유해야 할 혈액이 절대 부족하다는 기사를 접하고 청장년선교회가 주축이 되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담임목사(홍한석 목사)가 먼저 헌혈을 하면서 이후 많은 청장년들이 헌혈운동에 동참하였고, 교인뿐 아니라 교회에 다니지 않는 가족들도 좋은 운동이라면서 참여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약 1년간 펼쳐진 전교인 헌혈운동의 결과를 모아 벧엘의집에 기증하게 된 것이란다.
전달식에서 담임목사인 홍한석 목사는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교회가 예수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실천하는 대사회적인 활동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이번 헌혈 캠페인을 통해 교회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 코로나19 대유행의 주범이 교회와 관련되다 보니 사회적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1차는 기독교 이단종파인 신천지를 중심으로, 2차는 8.15광화문집회를 주도한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이고, 3차도 어김없이 교회발 확진자가 집단감염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신앙의 중심이 되는 예배를 드린다는 것 자체가 주위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름대로 지역사회를 섬기고, 나름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교회도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억울하지는 않다. 다만 이런 일을 통해 교회가 우리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회가 교회다워지도록 철저하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하늘문교회의 사랑의 헌혈증서 기증식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하늘문교회 교우들에게 교회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어 사회적 지탄을 받는 상황 속에서 전교인이 힘을 모아 헌혈 캠페인에 동참하는 선한 일을 통해 이 시대 올바른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치하했다. 피는 생명이다. 피를 나누는 일은 생명을 나누는 일이다. 그러기에 이번 하늘문교회의 헌혈운동이 교회가 또 다른 나의 영혼인 이웃을 감싸고 내 생명을 덜어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랄뿐이다. (하늘문교회에서 기증받은 헌혈증서는 충남대학교병원 사회사업실에 전달하여 백혈병 소아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서 쓰이도록 할 것이다.)
우울한 소식으로 지친 모든 이에게 2021년에는 좋은 소식만 그리고 희망이 넘치는 해가 되길 소망하며 우리 모두 함께 연대하여 코로나를 극복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열어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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