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열수 목사 / 전, 건신대학원대학교 총장, 방주기도원 원장     ©편집국

문제의 제기

1998년 오순절 세계대회(Pentecostal World Conference) 18차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필자는 오순절 교단인 대한예수교 복음교회(Foursquare Gospel Church in Korea)의 대표로 기획위원회에서 일하게 되었다. 신학 분과위원회를 만들어서 학자들이 오순절과 관계된 논문을 발표하도록 했는데, 필자가 논문을 집필해서 발표할 사람 중 한 명으로 선임되었다. 필자는 평상시에 연구하고 싶었던 대로 <한국 오순절 운동의 뿌리(The Roots of Korean Pentecostalism)>라는 논문을 준비하게 되었다. 국제적인 모임이었고 해외에서 오신 대표들이 많았기 때문에 논문은 영문으로 발제 되었다.

논문이 발표되거 얼마 지난 후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출판사인 Zondervan(죤더반) 회사에서 세계 각국의 오순절 운동에 대한 방대한 사전(事典)을 만드는데, 한국의 오순절 운동에 관한 것으로 필자의 논문을 게재하려 하고 싶다고 통보하면서 논문에 기록된 각주와 참고도서는 삭제하고 내용만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다. 필자는 사전에 넣을 보충자료를 준비하면서 평양신학교의 역할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이 있었다. 1906년도 평양에서 시작된 부흥 운동은 전국을 성령의 불도가니가 되게 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평양 장대현교회의 길선주 장로님이 주요한 인물 중 한 분이셨다. 당시 길선주 장로님은 평양신학교의 학생이었다. 그와 함께 졸업한 이기풍 목사를 비롯한 7명의 목사는 한국교회 부흥운동과 선교운동의 뿌리를 놓은 역할을 했다. 그들의 뒤를 이어 수많은 평양신학교 출신 목회자들이 전국에 흩어져 성령을 통한 부흥 운동을 일으켰다. 평양신학교 출신인 김익두 목사는 깡패 출신이었지만 예수를 영접한 후, 전국을 순회하면서 기도와 말씀으로 병자를 치료하는 신유를 통한 교회성장과 부흥운동을 일으킨 신유의 종이었다. 이러한 민족적인 영적 부흥운동에서 평양신학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면 평양신학교에서는 신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 하는 질문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람은 무엇을 먹고 마시느냐에 따라서 건강이 달라지듯이 평양신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쳤기에 졸업생들이 그렇게 성령 충만한 놀라운 일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

필자는 평양신학교에서는 무슨 과목을 누가, 어떻게 가르쳤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백방으로 노력했다. 평양대부흥 운동에 대한 책이나 논문은 많이 있었지만, 평양신학교에서 가르쳤던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문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2012년 10월 장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치고 계신 최윤배 교수님을 통해서 평양신학교에서 가르쳤던 조직신학 교과서 『기독교증험론(基督敎證驗論)』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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