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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숭어가 필요합니다 129호
남청 장로/배재대 명예교수,오정교회
 
편집국   기사입력  2016/10/21 [16:14]
▲ 남청 장로▲(전)배재대 교수/오정교회     ©편집국
20세기 영국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A. Toynbee)는 역사 연구의 기본단위를 국가나 민족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문명(civilization)으로 보고 문명의 발전과 쇠망을 ‘도전과 응전의 원리’로 설명하였다. 그가 이 원리로 역사와 문명의 흥망성쇠를 설명할 때 즐겨 인용한 다음과 같은 예화가 있다.
 
런던 시민이 좋아하는 요리 가운데 청어요리가 있는데 그들은 북해에서 잡힌 싱싱한 청어요리를 특히 좋아한다. 그런데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런던까지 수송하자면 보통 빨라야 2∼3일이 걸리는데 그동안 신선도가 떨어져 갓 잡은 싱싱한 청어의 맛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런데 이 청어를 수송하는 상인 가운데 한 사람만은 유독 언제나 싱싱하고 팔팔한 청어를 런던 시민에게 공급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묻기를 “당신은 어떻게 해서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그렇게 싱싱한 채로 런던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까?” 이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북해산 청어를 운송할 때 큰 물탱크에 숭어를 두세 마리 집어넣습니다. 그러면 그 숭어가 청어를 잡아먹으려 하기 때문에 청어들은 숭어를 피해 이러 저리 도망 다니게 됩니다. 이 가운데 물론 몇 마리는 잡아먹히게 되지만 숭어 덕분에 대부분의 청어들은 도망 다니느라 팔팔하게 살아 런던까지 올수 있게 되는 거지요.”
 
역사와 문명은 거친 도전에 대한 지혜로운 응전이 있을 때 발전해 나간다는 것을 이런 비유를 통해 설명한 것이다.
 
이러한 도전과 응전의 원리는 역사와 문명뿐만 아니라 인간 개개인의 삶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인간의 삶에도 때로는 숭어의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한 때가 있다. 우리의 삶이 창조적이고 생동감이 넘치기 위해서는 숭어의 역할을 하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공을 나는 새가 심한 공기의 저항을 받게 되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공기의 저항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만 없다면 훨씬 더 자유롭게 날 수 있을 텐데.” 그러나 이 새는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없다면, 그래서 공기의 저항이 전혀 없는 진공 속에서는 단 한 치도 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칸트가 한 말이다.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진공상태의 현실이 아니다. 거기에는 끊임없이 거센 바람이 불어 닥쳐와 우리의 행로를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가 바람의 저항을 지혜롭게만 이용하면 우리의 인생항로를 보다 높이, 보다 가치 있는 곳으로 이끌어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만일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고통과 시련을 거부하고 오직 안일과 무사만을 바란다면 이는 마치 공기의 저항 없는 진공의 세계 속에서 날기를 바라는 새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장애물경기를 하는 선수가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들이 자신이 걸려 넘어지라고 설치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경기의 승리자가 될 수 없다. 그 장애물들은 선수들이 뛰어넘고 결승점까지 달려가 우승 메달을 얻으라고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인생행로에서 수시로 우리 앞에 불어 닥치는 세찬 공기의 저항과 맞부딪치고, 수많은 장애물들을 뛰어넘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공기의 저항과 장애물들은 우리가 주저 않고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역사와 문명의 성장과 발전이 도전에 대한 인간의 슬기로운 응전을 통해 이루어졌듯이 우리 앞에 불어 닥치는 세찬 바람과 장애물은 모두 숭어와 같은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우리 믿는 자들은 주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힘과 능력을 통해 수많은 도전을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지 않은가? 이 믿음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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