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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경(文俊卿, 1891-1950) 전도사, 순교자, ‘천사 섬의 어머니’ (3)
김호욱(광신대학교 교수(역사신학), 기독교향토역사연구소 소장)
 
편집부   기사입력  2024/02/02 [13:01]

민족의 시련과 순교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으로 국제 정세가 어수선하고 일제의 핍박과 수탈은 이 땅의 백성들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었다. 창씨개명을 실시하고, 우리말을 못 쓰도록 하며, 신사참배를 강요하였고, 거부한 선교사들이 추방을 당하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잡혀 갔다. 교회를 향한 핍박도 심해져 1943년 일제는 강제로 성결교 교단을 해산시켰다.

 

문 전도사도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수차례 일본 경찰에 끌려가 탄압을 받았다.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을 강조한 사중 복음의 성결교단에 일제는 2년 동안 예배도 드리지 못하게 하였으며, 중동리 불한당들은 교회를 빼앗아 친일 앞잡이 단체 경방단(警防團)으로 사용하였다.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지긋지긋한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증동리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어려움을 주었던 마을의 불한당들은 일본인보다 더 심하게 괴롭히고 광복 후에도 마을의 유지라는 사람들은 교회를 돌려주지 않아 법정에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는 중에 문 전도사는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고, 다행히 법원을 통해 교회는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민족의 시련은 또 한 차례 매섭게 불어왔다. 1950년 6월 25일 주일 새벽녘에 북한 공산군이 남한에 쳐들어온 것이다. 순식간에 서울이 점령되었고, 수많은 교회들이 다시 공산군에 의해 핍박을 당했다. 증동리 섬에도 교회를 핍박하고 괴롭혔던 자들이 빨갱이들과 함께 날뛰며 위협과 구타를 일삼았다. 문 전도사와 백정희 전도사도 온갖 고문을 겪고 수모를 당했다. 목포로 끌려왔던 문 전도사는 국군이 도착하자 공산군이 도망간 목포에서 교회를 지키고자 다시 증동리로 되돌아갔다. 증동리는 아직 국군이 도착하지 않아 공산당들이 날뛰고 있었다. 1950년 10월 4일 국군이 증동리 섬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산폭도들은 최후의 발악을 하였다. 동네의 주민들 수십 명과 함께 문 전도사도 사형장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10월 5일 새벽 2시쯤 증동리의 하얀 모래 백사장에 사형장을 설치해 놓고서 문 전도사를 향하여 “새끼를 많이 깐 씨암탉”이라는 죄명을 씌웠다. 그리고 한 빨갱이가 단도로 문 전도사를 내려쳤고 여러 명이 달려들어 죽창으로 찌르고 총대로 내려쳤다. 죽어가면서도 문 전도사는 다른 사람들과 백정희 전도사만은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리고 “하나님 아버지여! 내 영혼을 받아주소서!”라고 외치고 순교하였다. 공산폭도들은 백 전도사를 살려 주었고, 그로 인해 백 전도사는 그날의 순교를 증언하는 삶을 살 수 있었다. 이렇게 예수님의 이름을 증거하며 많은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하였던 문준경은 1950년 10월 5일 60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품에 안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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