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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의 뿌머랭
 
한혜림 편집기자   기사입력  2013/09/27 [15:50]
▲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그네는 힘껏 밀어붙인 만큼 힘껏 되돌아온다. 작용에 비례해 반작용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여자 대 여자 관계인데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와 친정어머니와 딸의 사이는 같지 않다고 한다.
 
 ‘시(媤)’자가 나오면 일단 불편하고 조심스럽게 느껴진다. 여자(女)가 생각하며 살아야 되는 곳(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가다가 ‘시청’ 옆으로는 안 가려고 한다. ‘시금치’나 ‘시루떡’도 피하고 싶고 ‘시편’도 안 읽으려고 한단다.
 
에덴동산이 왜 낙원인가 하면 ‘시어머니’가 안계시기 때문이란다. 시어머니가 없는 ‘하와’와 며느리가 없는 ‘마리아’가 가장 행복한 여인이란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언중유골(言中有骨)인 셈이다. 이렇게 입장에 따라 동일 상황(사건)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하는 게 인간이다. 자신에 대해선 너그럽고 상대에 대해선 혹독하기 마련이다.
그런 예를 찾아보기로 하자.
①남의 딸이 애인이 많으면 행실이 가벼워서 그런 것이고 내 딸이 애인이 많으면 인기가 좋아서 그런 것이다.
②남이 학교를 자주 찾아가는 것은 치맛바람 때문이고, 내가 학교를 자주 찾아가는 것은 높은 교육열 때문이다. ③며느리에게는 일단 시집을 왔으니 우리 집 풍속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고, 딸에게는 시집가더라도 자기 생활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④며느리가 친정 부모님한테 용돈 주는 것은 남편 몰래 돈을 빼돌리는 것이고, 딸이 친정 부모한테 용돈 주는 것은 길러준데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⑤며느리는 남편에게 쥐어 살아야 하고, 딸은 남편을 휘어잡고 살아야 한다.
⑥남의 아들이 웅변대회 나가서 상을 받으면 누구에게나 주는 상을 어쩌다 받은 것이고, 내 아들이 웅변대회 나가서 상을 받으면 실력이 뛰어나서 받은 것이다.
⑦남이 자식을 관대하게 키우면 문제아 만드는 것이고, 내가 자식을 관대하게 키우면 기를 살려 주는 것이다.
⑧남의 자식이 어른한테 대드는 것은 버릇없이 키운 탓이고, 내 자식이 어른한테 대드는 것은 자기주장이 뚜렷해서이다.
⑨며느리가 부부싸움을 하면 ‘여자가 참아야 한다’고 타이르고, 딸이 부부싸움을 하면 ‘아무리 남편이라도 따질건 따져야 한다’고 말해준다.
⑩남이 내 아이를 나무라는 것은 이성을 잃고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이고, 내가 남의 아이를 꾸짖는 것은 어른 된 도리로 타이르는 것이다.
⑪남의 아이가 대학입시에 낙방하면 실력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고, 우리 아이가 대학입시에 낙방하면 워낙 경쟁률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⑫내 아이가 어디 가서 맞고 오면 때린 아이를 혼내 줘야하고, 내 아이가 어디 가서 때리고 오면 아이들 싸움에 어른이 참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⑬남의 아이가 눈치 빠르면 약삭빨라서이고, 내 아이가 눈치 빠르면 영리하기 때문이다.
⑭사위가 처가에 자주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 아들이 처가에 자주 가는 것은 줏대 없는 일이다.
⑮남의 딸이 말이 많으면 수다스러운 것이고, 내 딸이 말이 많으면 붙임성이 있는 것이다.

⑯남이 아이를 셋 두면 무식한 것이고, 내가 아이를 셋 두면 다복한 것이다.


이렇듯 서있는 입장에 따라 우리들의 생각과 판단은 가변적이다. 절대적일 수 없다. 같은 죄인을 놓고도 검사는 벌을 주장하고, 변호사는 용서를 주장한다. 똑같은 산을 쳐다보아도 산 아래에서 산꼭대기를 쳐다보는 것과 산꼭대기에서 산 아래를 쳐다보는 것은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일을 시키고 봉급을 줘야하는 사장님과 일을 하고 봉급을 받는 노동자는 같은 생각일 수가 없다. 김장을 담그거나 이불빨래를 한 날 그 집 안주인은 일을 끝낸 것으로 기뻐할 수 있지만, 파출부는 품삯을 주어야 기쁜 것이다.


은 국민들이 국가 지도자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할 것이다. 칭찬을 하거나 비난을 하거나 어느 한 쪽 입장일 것이다. 여당이 정치를 보는 것과 야당이 정치를 보는 것은 매우 다를 수 있다. 리포트 과제를 내는 교수와 그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는 학생 사이에도 입장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라고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이 생겼고, 서양에서는 상대방을 이해하려면 그의 신발을 신고 15km를 걸어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흔히 상대방을 비난하기는 쉽다. 그러나 내가 만약 그 시간에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행했을까를 깊이 생각해보고 말해야 한다. 흔히 보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거나, 가랑잎이 솔잎보고 시끄럽다 탓하는 경우가 많다.

 

 손가락을 쥐고 상대방을 지적하거나 나무랄 때 그 손 모양을 자세히 보라. 엄지는 하늘을 가리키고 검지는 상대방을 가리킨다. 그런데 중지, 약지, 소지 등 나머지 세 손가락은 불행하게도 나 자신을 가리키고 있다. 그 모습을 놓고 설명을 하면 1/5은 하나님 탓이요, 1/5은 상대방 탓이요, 3/5은 나 자신의 탓이란 뜻이 된다. 그래서 성경에서도 “어찌하여 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작은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나무토막은 보지 못하느냐?”(마7:3)하며 ‘That critical spirit has a way of boomeranging’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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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9/27 [15:50]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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