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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양성 확진자, 눈물의 병상 편지 "나는 죄인입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고의로 걸린 것이 아니기에 따뜻한 위로가 필요"
 
이승주   기사입력  2020/06/26 [15:00]

 

▲ 코로나19 양성확진자의 눈물의 병상편지를 인용해 허태정 대전시장이 소감을 전하고 있다.     © 오종영
▲ 코로나19 양성확진자의 사연을 읽고 많은 페북친구들이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 오종영



최근 대전시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의 중심으로 떠올라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본지 이승주 기자에게 보내온 사연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특히 허태정 대전시장은 24일 시청에서 가진 브리핑 도중 병원에서 이 사연의 주인공이 보내온 글을 소개했다. 허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먼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코로나19)가 6명이 확진돼 시민들에게 ‘송구하다’며 “대전시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허 시장은 이날 병원에서 치료중인 확진자가 보낸 ‘눈물의 편지’를 소개하며 “최근 확진자에 대한 과도한 인신공격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확진자도 시민이고 확진자도 이를 통해 충분히 고통을 받고 있으며 고의로 걸린 것이 아니기에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병상에서 쓴 ‘눈물의 편지’를 보낸 코로나19 확진자는 본인이 아무런 이유나 부주의 없이 확진 판정을 받게 된 과정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본인을 비롯한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눈물로 호소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최초로 눈물의 편지를 올린 ㅇㅇ씨 페이스북에는 “힘내세요. 누구나 걸릴 수 있으니까요?”, “누구의 잘못도 아닌 전염병입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쾌차 하세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힘내세요”라는 위로의 댓글이 달렸다.

 

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똑같은 입장이 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세심한 배려와 격려가 필요하다”, “좀 더 경각심을 갖고 방역과 위생 활동에 철저하자”등과 “코로나를 최초로 막지 못한 정부가 죄인이지요. 무엇 때문에 국민들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해야 하나요?”라며 정부를 질타하기도 했다.

 

 

 

◆ 어느 코로나19 양성 확진자의 눈물의 편지 

15일 저녁 삼실에 갔다. 조00씨가 열이 나고 아프다한다. 전화를 걸어서 빨리 보건소에 가라고 했다. 난 집으로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잠시 서성이다 온 김에 얼른 찍고 가야지 하며 컵에 담긴 건빵 몇 개를 주어먹었다.

 

그리고 3일 후 생각지도 못한 윤00씨가 코로나 확진자란다. 눈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난 아니겠지 했는데 나두 확진자란다.

 

내가 모시고 있는 요양원어르신들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함께 사는 어린손자 손주들은... 밥도 같이 먹고 얼굴도 비비고 매일 뽀뽀도 했는데... 말이 필요 없다. 방법도 없다. 앞이 깜깜하고 손발이 떨리며 한없는 눈물이 쏟아진다.

 

어르신 119명 검사... 우리가족 9명 검사... 

모두 음성인데 아뿔사 어르신 한분이 양성이라고~ 난 죄인이구나' 지옥에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인터넷에는 우리가족 신상이 공개되었고. 내가 신천지라는 둥, 다단계라는 둥 각종유언비어가 나돌았다. 

텔레비전 뉴스에 우리 동네 우리 집이 나왔다고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다. 2층 사시는 아줌마한테 울며 전화가 왔다.

 

"사람들이 이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있다며 6월 30일까지 일하기로 한 것이 모두 취소가 되고 식당에 갔더니 밥도 안판다고 누구 망하는 거 보려냐며 나가라고 한다고... 밥 먹을 곳도 없다고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울며 하소연한다.

 

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죄인이 되었다.

 

여기는 충대 병원.. 머릿속이 어지럽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이 아픔보다 나로 인해 힘들어하는 주변사람들 생각에 마음이 더 아프고 우울하다.

 

모든 걸 여기서 마감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옥체험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누구의 잘못인가? 코로나를 내가 만들어서 전파한 것도 아니고 나도 내가 모르는 사이 전염이 된 건데... 그렇다면 나두 피해자 아니던가?

 

잘 모르는 시민들 댓글이야 그렇다 치고 텔레비젼 뉴스에 동네를 찍어서 방영하고 우리 아들이 00중학교 3학년이고 손주 손자는 00어린이집을 다니고 딸의 직업은 00라고... 이렇게 뉴스에 내보내면 코로나확진을 막는데 도움이 된단 말인가?

 

한 가정을 아니 한 동네를 죽이자는 것인가? 

동네에 모든 가계가 텅텅 비었고 길가에 사람도 없다고 한다. 난 코로나에 감염된 죄인입니다. 치료 같은 거 바라지 않습니다. 치료가 되었다 한들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에 고개 들고 어떻게 살수 있단 말인가?

 

난 코로나에 감염된 피해자인데 사회로부터 지탄받는 죄인이 되었다. 

나는 죄인입니다.

 

저로 인해 고통 받는 동네 분들께 무릎 꿇고 사죄드립니다. 특별히 요양원 관계자분들과 어르신들께 고개 숙여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20.6.21. 충대병실에서.... 

(이 글은 기자에게 한 코로나19 확진자가 보내온 글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대전=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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