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한복음과 만나다'의 저자인 외르크 프라이교수와 취리히 대학 박사과정에서 수학중인 그의 제자이자 옮긴이 김경민 목사. © 오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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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신약신학자 외르크 프라이 교수가 그의 동역자이자 사모인 모니카 괴테 목사와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제자들교회 김동현 감독의 초청이 계기가 됐다. 외르크 프라이 교수는 방한기간 동안 그의 저서 ‘요한복음과 만나다’를 한국어로 세계에서 처음 출판해 1쇄가 한 달도 안 돼 완판 됐다.
이번 출판은 그의 제자인 김경민 목사가 번역해 이뤄졌다. 이에 제자들교회를 방문한 외르크 프라이 교수와 번역자 김경민 목사를 만나봤다.
▣ 대담 및 사진 : 발행인 오종영 목사/ 정리 오세영 기자 ▣ 통역 김경민 목사
▣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이는 교수님의 ‘요한복음과 만나다’ 출간 소감과 이 책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것은 한국에 초청 일정이 잡히고 나서 한국에 어떤 책을 번역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한국 교회와 출판계에서 전문적인 학자를 위한 책이 소화되지 않는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인 독자를 더 넓은 대상으로, 한편으로는 교회를 다니지 않아도 기독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책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학자들을 위한 연구서도 많았으나 대중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것들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번 책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독일에서 팟캐스트에 초청되어 일반 독일대중을 위해 요한복음을 소개한 세션과 세르비아에서 강의를 한 것을 더해서 영어로 쓰고 그것을 번역해 출간했습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는데 일반 독자들에게 혹은 기독교인에게 요한복음의 깊이로 초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한복음의 역사적 증명과 정보, 신학적인 부분에서도 예수님의 죽음, 그 중에서도 부활의 관점에서 요한복음사가가 다른복음서와 달리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관점으로 모든 사역과 말씀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마지막 파트는 요한복음을 현대에 사는 우리가 어떻게 더 잘 읽을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론을 이야기 했습니다.
▣ ‘요한복음과 만나다’를 ‘신약성서신학의 정점’이요 ‘그리스도교 신학의 원천’이라고 밝힌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요한복음이라는 책이 예수님의 신성에 대해서 가장 높은 단계, 혹은 고차원적이고 후대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이 없으면 삼위일체 주장의 근거가 없었을 정도로 예수님의 신성을 하나님과 동등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후대의 교리적, 기독교 신학적 발전을 만들어내는 고차원적인 복음을 담고 있는 것이 요한복음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밝혔습니다.
무엇보다도 요한복음이 신학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요한복음은 다른 어떤 책보다도 부활을 경험한 입장에서, 기독교 공동체의 입장에서 그 관점으로 예수님의 사역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가장 잘 드러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은 하나의 큰 구상 아래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관점으로 쭉 해석해나가는 책이기에 매우 신학적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약신학자로서 요한복음 연구에 집중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튀빙겐에서 신학공부를 했는데 학부 두 번째 학기에 요한복음을 공부했습니다. 학부 졸업 후 박사를 갈 때 유대교나 바울서신을 연구하려 했으나 요한복음 연구를 하는 게 어떨지 권유받았습니다. 요한복음의 종말론에 대한 문제로 박사논문을 쓰는 동안 매우 어렵고 방대한 주제였기에 보통 박사학위 논문을 3-4년 쓰는데 9년 정도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큰 책이 3권이 나왔습니다. 박사 후 두 번째로 교수자격논문을 써야 하는데 이것을 두개로 나눠서 인정해주셨습니다. 이후 세상에 나와 활동을 하실 때 독일EKK 주석에서 책임편집장에게 요한복음 파트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권고를 받아서 2001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요한복음을 써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요한복음이 연구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고 요한복음은 저의 삶과도 같아졌습니다.
▲ 본지 발행인과 대담을 하고 있는 외르크 프라이 교수 © 오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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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복음과 만나다’를 통해 ‘문학성’과 ‘신학적’ 관점을 중심으로 서술하신 특별한 목적과 ‘문학’이 ‘신학’을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하다.
물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담겨있는 것이지만 복음서라는 책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있고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기문과 같은 장르의 이야기도 있고 역사가들이 쓴 이야기도 들어있습니다. 학자들은 그 글이 쓰여진 방식에 주목하기 마련이고 그런 점에서 이것을 문학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문학이라는 용어는 읽었을 때 사람이 썼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성령, 하나님의 말씀이 담겼으나 이를 인간의 방식으로 글을 읽게 되면 인간의 방식들이 들어가게 되고 이를 학자들이 많이 연구했습니다. 이를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싶어 문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다양한 시대와 다양한 시기의 성경 저자를 사용하셔서 그들의 관점을 이용해 성경을 쓰셨습니다. 그래서 성서를 면밀하게 읽으려면 다양한 글쓴이들의 글쓰기 방식과 의도, 관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통해 성경을 더 깊이 읽을 수 있습니다.
▣ 이 책이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영향이 설파될 수 있기를 원하시는가?
학자로서 학문을 하는 목적이 학자들 사이에서 영향력 있는 글을 쓰고 그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말을 쓰고 싶은 게 아니라 성서학자로서 목회자로서 글을 쓰고 연구하는 목적은 제가 연구한 것들, 즉 성경을 깊이 보게 된 것을 목회자에게 공유하고 교회에 공유하고 평신도에게 공유해서 성경의 깊이나 하나님의 말씀이 가진 힘을 더 잘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아탑에 갇힌 학문이 아니라 연구해왔던 연구들을 모아서 일종의 초대장을 보낸 것이고 이를 받은 사람들에게 더 깊이 있는 독서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 신학자 요한이 이 시대의 우리에게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를 말씀해 달라
요한은 바울적인 것도 알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마가복음적인 것도 알고 있어서 두 가지를 종합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칭의와 은혜에 의해서 값없이 받는 은혜들도 요한복음에 묻어 있습니다.
요한과 바울이라는 두 기둥이 값없이 주어지는 은혜라는 것으로 이해될 때 여전히 우리는 종교개혁의 유산 속에 산다고 할 수 있고 그 영향력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편으로 우리사회를 들여다보면 유럽도 그렇지만 한국사회도 굉장히 경쟁적이고 모두가 성공하려고 하고 자신이 더 가진 것들을 남들에게 드러내려고 하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성경으로부터 중요한 것은 ‘잘나지 않아도 값없이 주어지는 은혜, 공로가 아닌 그 은혜’가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 외르크 프라이교수와 옮긴이 김경민 목사, 외르크 프라이 교수의 아내인 괴테 목사(왼쪽부터) © 오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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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크 프라이 교수를 만나게 된 배경과 본서를 번역하게 된 계기 (김경민 목사)
교수님을 만나게 된 배경은 우연이었습니다. 제가 예일대 입학하기 전에 교수님께서 강연을 하셨고 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도 요한복음을 했기에 강연을 찾아보았습니다. 박사지원을 할 때 교수님께서 유럽에 계시기 때문에 학교에 지원을 했는데 그 때 코로나가 터져서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코로나로 인해 원하던 학교도 못가고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이 때 석사 지도교수님과 소통하면서 내가 진짜로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일대에서 들었던 수업 중에 요한복음과 다른 복음서의 관계에 대해 수업을 접하고 이것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박사과정에서 이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지도해 주실 수 있는 교수님이 계신지 자문을 구해보았으나 미국에서는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예전에 제가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책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이메일을 보내 박사과정을 영어로 들을 수 있는지 여쭈어 보았고 이를 계기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번역한 계기는 교수님을 한 번 한국에 모시기로 하고 난 뒤에 설교와 강연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후 설교와 강연 이야기를 하다가 이를 책으로 내면 좋지 않을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이 때 학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미 출간된 원고를 받아서 보고 가장 좋은 것들을 골라 이번 책을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요한복음과 만나다’번역자 김경민 목사가 본 외르크 프라이의 신학적 특성
요한복음을 볼 때 요한복음의 신학을 강조하는 것이 어찌 보면 신학학교에서는 매우 예전에 논하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전의 관점을 되살리는데 최근의 연구를 반영하면서도 신학적 메시지라는 것이 실은 우리가 이제까지 연구해왔던 문학성과 역사비평, 독자반응 비평, 이데올로기 비평만큼이나 복음서의 핵심을 설명하는데 중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활의 관점으로 복음서를 바라보았을 때 요한복음의 1장부터 부활의 관점에서, 부활을 경험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말씀을 푸는 것이 신학적으로 더 깊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현재의 우리 신앙과도 연관되어있다고 밀접하게 연결하는 것이 교수님 연구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신학자들 중에서도 교수님의 연구물을 읽다가 크게 은혜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교수님의 연구물을 읽으며 크게 은혜 받은 점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이 학자들의 연구와 우리 신앙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한편으로 우리 신앙의 관점에서 복음서를 어떻게 잘 읽을 수 있는지 고민하시는 학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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