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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장로교언론협회, "소강석 목사 설교 언어의 우려와 기대"
장로교언론협회는 최근 합동측 부총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언행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면서 교계 리더자로서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오종영   기사입력  2020/08/10 [23:26]

 장로교언론협회는 최근 합동측 부총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언행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면서 교계 리더자로서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2020. 8. 3. 새에덴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강석 목사는 설교 시 부적절한 발언을 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 자리에서 소목사는 박지원 원장의 위트를 칭찬하면서 자신도 그러한 위트를 할 수 있도록 안수를 받고 싶다고 했다. 이어 박지원 원장이 한 두 번 쓰임 받을 것을 예측했는데 주의 종의 말이 이루어졌다고 하면서 "내가 점쟁이를 해야 하나"라고 했다. 설교 중에 사용한 이 가지의 언어는 장로교의 정체성과 상반된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판단이다.

 

몇 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 설교에서도 다음과 같은 말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세계의 몇몇 유명 정치인들 있잖아요. 완전 차별화가 되셨어요. 그들도 다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지만 대부분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튼튼한 거구를 자랑하는 분들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 대통령께서는 여성으로서의 미와 모성애적인 따듯한 미소까지 갖고 계십니다.” 그런 극찬의 설교를 들었으나 결국 박 전 대통령은 감옥에서 하루하루를 지새우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교인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는 것은 목회적으로 너무나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소통의 현장이 유튜브를 통하여 전 세계 수십만 명의 불특정 다수에게 생생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해야 했다. 박지원국정원장이 약자이고 평범한 사람이면 몰라도 현재는 국정원장이라는 최고의 실세 권력자이다. 이러한 사람을 초청해 놓은 상태에서 소 목사의 발언이 덕담으로만 듣기에는 민망한 면이 적지 않다.

 

상술했지만 소 목사는 대형교회 리더자이자 영향력 있는 대형교단 부총회장으로서 천주교도인 평신도로부터의 안수 운운한 말과 선견지명이 있다고 하여 점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결코 장로교적이거나 성경적이지 않다. 이는 개신교 목사로서 합동 교단이 교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천주교도 앞에서 비 신앙적이고 비기독교적이며 비 장로교적인 언어를 사용한 것은 어떤 면으로든지 비판받아 마땅하다. 비록 농담일지라도 목사가 강단에서 천주교도 평신도에게 안수를 받고 싶다고 말을 한 것은 목사의 권위, 더 나아가 개신교의 권위를 송두리째 천주교에게 바친 것이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는 장로교도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더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성직자가 권력자에 아부하는 듯한 자세는 선지자의 일을 감당해야 할 장로교 목사로서 스스로의 권위를 격하시키는 일이다. 전 대통령을 'DJ'라고 호칭하고 '주군'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도 장로교회적인 용어로 볼 수 없다. 그런 식의 표현은 전제군주정이나 중세 봉건시대에서나 가능한 언어로서 민주화된 사회에서 전혀 적합하지 않다. 물론 박원장이 국회의원에 낙선할 때 목회자로서 힘들고 어려울 때 위로한 것은 귀한 일이다. 그러나 개인 간의 대화나 약속을 공개하는 것은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

 

장로교 지도자들은 교회는 오직 하나님만 주인이시고 영광 받으셔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때로는 신앙양심의 자유를 갖고 국가가 교회를 박해하거나기독교 정신을 침해하고자 할 때는 장로교 헌법에 명시된 양심의 자유의 조항에 따라 국가에 대해서 저항을 해야 한다. 장로교 헌법에 정한 양심의 자유는 누구든지 침해하지 못하게 규정되어 있다.

 

"양심의 주재는 하나님뿐이시라, 그가 양심의 자유를 주사 신앙과 예배에 대하여 성경에 위반되거나 과분(過分)한 교훈과 명령을 받지 않게 하셨나니 그러므로 일반 인류(人類)는 종교에 관계되는 모든 사건에 대하여 속박을 받지 않고, 각기 양심대로 판단할 권리가 있은즉 누구든지 이 권리를 침해(侵害)하지 못한다"(장로교 헌법 제1장 제1조)

 

그런데 한국 장로교의 주요 교단의 수장에 오를 지도자가 권력자를 향하여 아부성 발언을 하는 것은 목사의 신앙 양심을 지키지 못한 처사이며, 장로교 정신에 위배된다. 특히 교단의 부총회장이라는 지도자는 모든 영광은 주님께 드리고 책임과 비판은 자신이 지는 십자가 영성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명령하고 지시하고 힘 있는 자의 모습이 아니라 섬김의 종이 되어야 한다.

 

국가나 특정 사안에 대하여 극단적 투쟁에 앞장서거나 반대하는 일은 합리적 판단과 경험칙에 입각, 정중동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 특정 사안이 있다면 리더가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해당 위원회나 특위를 조직하여 맡겨야 하고, 자신이 앞장서서 뉴스에 나오는 것을 즐기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대형교회의 목사라 할지라도 자신의 때가 올 때 까지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겸허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훨씬 더 덕스러워 보일 것이다. 장로교 성직자는 결코 국가 고관대작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에 교계 지도자들이 정치에 관련하면서 부적절한 말을 함으로 사회에 비판을 당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여 성직자들은 언어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성직자들은 예수님이 오지 않은 이상, 어떠한 인물이 와도, 엎드려 경배하거나 아첨하는 자세를 보이지 말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 특히 최근에 좌파와 우파 등 진영논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성직자는 보다 신중한 언어 사용과 품격 있는 행동이 요청된다. 다행히 소강석 목사는 9일 주일 설교를 통하여 교인들에게 납득할만한 해명과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 이러한 면이 소강석 목사의 훌륭한 점이고, 소강석 목사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모습이다.

 

장로교언론협회는 소강석 목사가 이번 일을 통하여 기독교와 장로교의 양심과 본질을 고수하는 좋은 선지자가 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라든가 목회자의 납세 문제에 대해서 국회입법 과정에서 많은 공헌을 부분 등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해 온 것을 인정하나, 고관대작들 앞에서의 아부성 발언은 하지 않는다면 더욱 귀한 지도자로 견고히 설 것으로 전망해 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근 박지원 원장 앞에서 보여준 설교 언어들은 장로교 목회자의 설교자로서는 부적절한 표현이며, 하나님 앞에서 하는 것보다는 지나칠 정도로 사람을 의식한 표현이었음이 드러났다. 장로교언론협회는 향후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의 명실상부한 지도자로서, 약 1개월 후면 예장합동의 총회장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당당하게 설교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앞으로 소강석 목사는 교계의 지도자로서 품위 떨어진 행동이나 언어보다는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정치인을 호통 치는 작은 나단 선지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2020. 8. 9.

  

장로교언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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