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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210호
윤맹현 장로/한밭제일교회
 
편집부   기사입력  2020/01/17 [16:13]
▲ 윤맹현 장로 ▲한밭제일교회     ©편집국

새해를 맞이하며 각자가 받는 느낌이 다르리라. 그러나 내게 2020년은 특별하다. 14년 전인 2006, 30여년 봉직하던 한전을 떠나 한전 자회사인 한전 원자력 연료(주)의 최고 경영자로 부임했다. 청년시절인 1975년 당시 거액인 30만불의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원자력 기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원자로내의 핵연료 출력과 분포계산 방법을 배우고 기술을 도입했던 전력이 있던 사람이었다. 부임하자마자 원자력 연료(주)의 핵연료 기술로 세계를 제패하고 싶었다. 당시 우리가 쓰러뜨려야할 골리앗은 그 유명한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와 불란서의 프라마톰.

 

600여명의 직원들을 독려했다. ‘오늘도 무사히’ 월급 받고 살아가던 직원들의 가슴에 불을 댕겼다. 그리고 6개월간의 밤새기 작업 끝에 3-40센티 두께의 실천계획서 3권을 만들고 목표를 2020으로 잡아 비전을 발표하면서 핵연료의 물리적 특성을 하나님의 영감으로 녹여낸 비전 문안을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

 

(비전 선언문) 

우리는 세계 일류가 될 것이다/2020년/우리는 천하를 덮을 기개와 뛰어난 지략,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세계를 휩쓰는 기마군단이 될 것이다/불가능의 원석에서 가능의 보석을 깎아내고/마른 황무지에 울창한 숲을 건설하여/세계인의 가슴 속에 놀람을 안겨 줄 것이며/무심한 쇳조각에 지혜의 마음을 불어넣고/태고신비의 극렬한 화염을 불러내어/인류의 등을 덮히고 /어두운 눈을 밝히는/영원한 횃불이 되리라

 

셰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이 포부는 중동 모래벌판에 원전을 짓는 원전 수출 협상이 2009년에 극적으로 타결되어,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게 되었고, 지금은 명실 공히 원전 기술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돌이켜보면 원전은 허약한 국가 경제를 지켜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2017년 현 정부에 의해 아무 죄목도 없이 공개 처형당한 고리 1호기의 삶은 불꽃이었다. 기술, 자본, 인력이 없는 3無(3M)으로 착수하였지만 1978년 상업운전이래 1년 반 만에 투자비를 몽땅 회수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최초 원전 건설에 국가 예산의 1/3이 들어갈 정도로 허약한 경제 체질을 감안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 다행이었겠지만, 담당자들은 그럴 여유를 누리기는커녕,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는 것이었으니 죽을 맛이었다.

 

건설과정도 힘들었지만 당시 서울공대 전기과 수석 졸업생들로 구성된 기획 팀이 수년에 걸친 조사를 거쳐 결정한 원자로형도 탁월한 선택-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참고-이었고 건설 기간 중 터져버린 중동 석유위기 속에서 계약 조건을 ‘고정가’로 사전에 묶어버린 바람에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없었고 우리는 반대로 어두운 밤길에 보석 하나를 주워왔다고나 할까. 제 1차 석유 위기는 우리나라에 엄청난 축복이었다.

 

원전 기술 뿐 아니라 동일하게 세계정상에 오른 반도체, 조선, 자동차, 철강산업도 이에 못지 않는 성공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배를 만드는 도크도 없이 모래벌판 사진을 들고 다니며 동전에 있는 거북선 모형을 내놓고 선박건조 수주를 했던 정 주영 할아버지 이야기, 철강공장을 기간 내 완공하지 못하면 우향우해서 동해바다에 같이 빠져 죽자고 입버릇처럼 직원들을 위협했던 포스코의 박 태준회장 이야기 등등. 경제 고도성장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대소사간에 목숨을 걸었던 영웅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얼마전 원자력 위원회는 7000억의 돈을 투자한 월성 1호기를 생매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건 몰상식이고 비과학적이고 삼척동자의 경제관념도 없는 짓거리다. 이렇게 결정한 위원들은 에너지가 무엇인지, 중성자가 무엇인지 알 턱이 없는 의대교수, 지질환경 교수, 행정학부 교수, 민변 출신 변호사로 구성되어 있으니 소가 웃을 일이다. 그렇게 위험하다면 날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어 나가는 고속도로도 이번에 모조리 폐쇄해버려라. 이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하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다고 이런 무참한 결정을 하는 것인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국민들의 삶이 고단하고 힘들다는데 이 정부는 무슨 문제이든지 끝까지 진영 논리다. 원자력을 1959년 이승만 대통령이 제창했고 박정희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수출까지 이룩했다는 이유만으로 눈에 가시로만 볼 것인가.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아! 실사구시를 내 팽개치고 이념에만 젖어 있는 한심한 이 정부를 어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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