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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일 목사(사랑교회) 177호
구별된 삶의 결단
 
오종영   기사입력  2018/09/27 [16:17]
▲ 진수일 목사/사랑교회     ©편집국
그리스도인의 구별된 삶은 세상을 이기는 힘이다. AD 64년 로마의 대화재 사건으로 네로의 기독교 박해가 심각했던 때에 로마에 머물고 있던 베드로는 아나톨리아 반도에 흩어져 있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권한다.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벧전1:15). 이는 곧 다가올 환란과 핍박 가운데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지키고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교회의 위기는 세상과 구별된 삶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 찾아온다. 문제는 오늘의 교회가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벧전1:16)라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지 못하는 것이다. 교회는 이미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기주의 집단이 되었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이 같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회가 세상의 가치를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목회자의 세습 문제로 교회와 일반 여론이 시끄럽다. 목회자의 세습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한 젊은 동역자는 “교회의 세습이 옳으냐 아니면 그릇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한 ‘성경에는 교회에서 세습하지 말라는 말씀이 없다’라고 주장하며 세습을 정당화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는 스스로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교회의 세습은 ‘성경에서 명하지도 금하지도 않은’아디아포라(adiaphora)의 문제라고 칼뱅은 기독교강요에서 언급했다. 이웃에게 덕이 되지 않을 때에는 자유를 포기할 줄 아는 교회의 결단이 이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도 바울은 “그런즉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전8:9)고 전한다. 교회가 어떻게 하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믿음이 약한 자들을 향한 배려로 자신의 자유를 절제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고전8:13). 바울과 같은 고백을 이 시대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더 심각한 것은 이와 같은 문제들이 우후의 죽순처럼 번지고 있고 누가 뭐라 하든지 내 교회는 한다는 식이 되어가고 있음이 개탄스럽다. 이는 한국교회가 믿지 않는 자들을 향한 최소한의 전도를 포기한 것이다. 누가 뭐라 하든지 우리는 상관없다는 태도가 문제이다. ‘우리 교회가 어떠하든 상관하지 말고 당신네 교회들이나 잘 하세요’라는 말은 한국교회의 공동체성이 이미 무너졌다는 단적인 증거이다. 십자가에서 피의 값 주고 사신바 된 주님의 몸 된 교회 공동체가 이미 심각한 중병에 걸렸다. 성공하려는 교회가 아니라 서로 섬기려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경쟁하듯 치열한 싸움으로 서로 교회를 성장시켜 가려는 것은 결국 주님의 몸 된 교회 모두가 죽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시대의 거룩함은 세상에서 구별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여 주는 것이다. 교회는 세상의 권력과 힘으로 세력화하려 하지 말고 겸손하게 섬겨야한다(벧전2:23-24). 세상을 섬기는 것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약해서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자취를 힘써 따라가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길이기에 그렇게 하려는 것이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죽으신 구원의 좋은 소식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함이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 교회는 세상에 빚진 자들이기 때문이다. 복음을 들고 그들에게 나가 교회로 인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버리는 것이 있어야 복음으로 그들을 얻게 된다. 성경에는 세상의 것과 천국의 것을 모두 다 갖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없다고 전한다.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천국과 세상의 것들 모두 다 가지고 두 주인을 섬기려는 위험한 외줄 타기를 담대히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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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7 [16:17]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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