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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 174호
황경식 권사 (사나래봉사단)
 
오종영   기사입력  2018/08/08 [15:39]
2006년 봄쯤으로 기억된다. 심각한 고민이 하나가 생겼다. 모태 신앙으로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 나는, 예수님이 참 좋았다. 특히 예수님이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고통 받는 자들의 이웃이 되고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이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말씀이 나의 삶 속에서 실현되어야 한다는 강한 마음이 들어 홀로 소소히 나누었던 섬김의 일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나는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고 있었고 매일 힘든 일정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유일한 휴무 주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회에서 봉사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 봉사는 즐겁고 보람된 일이었다.

그럼 언제 이웃을 섬기지! 목사님 말씀처럼 중보 기도로 족해야 하나? 행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대충 이런 고민이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성도가 같은 형편일 것이다.

고심 끝에 찾아낸 유일한 방법은 주일 오후, 교회 봉사를 빨리 마무리하고 오후에 시간을 내어 이웃 섬김을 하자. 뜻은 좋았지만, 보수적인 신앙관에서 성장하고, 지역에서 최연소 집사의 직분을 받은 나로선 주일날 교회에서 시간을 비운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이쯤 되면 기도가 대안이 될 것이다. 답은 얻지 못했다. 담임목사님을 비롯해 주위에 목사님들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교회 일이 우선이지 무슨 소립니까”, “우리도 못 하는 일을 집사님이 하시는군요. 열심히 사랑하세요” 결과는 찬성 반 반대 반 어찌해야지!

결국, 주일 오후에 시간을 내어 이웃 섬김을 하기로 어렵게 결정했다. 그렇게 고민은 일단락되었고, 그 이후로 지금껏 여러 곳의 섬김 봉사단을 운영하고 만들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게 되었다.

우리의 삶 속에는 너무나 고통 받는 이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대부분 사람은 이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에 낙심했다. 또한, 나도 별다르지 않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때때로 그들의 고통은 내 가슴속까지 스며들어 나를 힘들게 하였다. 고통 받는 이웃을 유독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마음, 얼마나 아프셨을까!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드문드문 교회에 나오라고 말만 했지 이웃이 되지는 못한 것이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성경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다 외치고 있지만, 교회는 이웃이 되지 못했다. 실은 통계를 볼 때 교회가 가장 많이 섬김 사역을 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웃이 되지 못했을까. 나름대로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행사적인 면에서는 성공했으나 삶 속에서는 이웃을 섬기지 못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여론 조사에서도 통계와 반대되게 교회가 섬김을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쯤 해서 영적인 문제가 나올법하다.

“교회는 구제가 목적이 될 수 없을뿐더러 성령으로만이 충만하며 은혜가 넘치는 곳이 교회라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라 볼 수 있지만, 예수님을 따르는 교회가 이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 할 것인가.
        
우리는 먼저 이웃이 되고 복음을 통해 성도가 되도록 돕는 것이 선교이자 전도라 인정해야 한다. 복음적이고 신학적인 내용을 통해 이웃 섬김이 왜 중요한가?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자칫 성서 해석적 이견들이 율법주의적인 사고로 낙인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웃 섬김을 시작한 후로 감사함을 알게 됐다. 생활 속에서 기도의 시간이 늘어났고 말씀으로 나아갈 바를 고민하게 되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개인 구원과 종교 생활에만 얽매이지 않고 삶으로 증거 되고 하나님이 사랑하신 이웃들을 섬기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섬김을 나누는 그런 성도가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랄 뿐이다.

낮은곳에서 황경식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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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08 [15:39]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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