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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부르크 회담
이성수목사/하늘샘교회
 
오종영   기사입력  2018/06/07 [18:16]
▲ 이성수목사/하늘샘교회     ©편집국
루터교회 제후들 가운데에 지도자였던 헷세 지역의 필립은 종교개혁을 더욱 성공적으로 확장하기 위하여 프로테스탄트 국가들의 연맹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스위스를 포섭하는 일이 우선 중요하였다. 그러나 루터는 쯔빙글리의 성만찬 교리를 용납할 수 없었기에 스위스를 포섭하는 일은 어려웠다. 그래서 헷세와 필립은 루터와 쯔빙글리를 교리적 차원에서 화해시키기 위하여 1530년 10월 1일 각각 멜랑히톤과 오이콜람파디우스를 동반하여 교리 논쟁을 시작하였다.

회담 첫날에는 양측이 모두 합의하는 교리들에 대하여 논쟁하였다. 그런데 두 번째 날에 가서 성만찬 교려가 크게 대두 되었다. 루터는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하는 성만찬 예배를 위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 하면서 이 말씀을 상징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경외심을 가지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내세웠다. 이에 반해 스위스측은 떡과 즙을 영적인 것으로 먹기 때문에 육적으로 먹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했다.

이때 루터는 <나는 모르겠다. 나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의하여 포로된 자이다. 만약 그리스도께서 똥이라도 먹으라고 하시면 나는 그것이 유익한 줄 믿고 먹겠다>고 말했다. 비록 루터가 거친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말은 그의 의도가 무엇인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쯔빙글리 자신은 요한복음 6장 63절에 근거하여 <Hoc est corpus meum>을 <이것은 나의 몸을 의미한다>로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즉 성만찬은 <기념 식사>로서 이를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죽음이 구원의 유일한 근거임을 증거케 되며, 구원의 깊은 신비를 명상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루터는 <Hoc est corpus meum>이 우리 자신의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 자신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것을 달리 해석하는 자는 곧 악마라고 하였다. 쯔빙글리는 루터의 문자주의를 비난하면서 요한복음 6장 63절에 끝까지 매달렸다. 그리고 루터를 향하여 이 구절로 다시 돌아갈 것을 촉구하였다.

10월 2일과 3일에는 다른 문제가 야기되었다. 즉, 영화롭게 된 그리스도의 몸이 이 세상 어디에나 편재하다가 성만찬예배 때에 임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그리스도의 몸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계시기 때문에 성찬의 떡에까지 내려올 수 없는 것인지의 문제가 생겨났다.

결국 루터와 쯔빙글리는 성만찬을 둘러싸고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 루터는 끝까지 <말씀, 말씀, 말씀 이것이 결정적인 요소>라고 부르짖었고, 이에 대하여 쯔빙글리 측은 말씀의 상징적인 의미를 주장하였다. 쯔빙글리는 루터의 고함 소리에 울음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이로써 필립의 계획은 실패하였다. 따라서 스위스제통의 복음주의는 로마가톨릭의 위협에 더욱 노출 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성만찬 교리 하나 때문에 루터와 쯔빙글리가 각각 입장을 달리하는 교파로 나뉘어졌다고 할 때, 오늘날에는 이것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로마가톨릭이 오랜 세월동안 성만찬을 중요시 해오던 전통의 힘과 무엇보다도 성서의 말씀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데서 일어난 것이라고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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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07 [18:16]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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