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ㅣ칼럼 > 평신도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명성교회와 온누리교회 158호
김성건 장로/서원대 명예교수,대전성남장로교회
 
편집국   기사입력  2017/12/15 [16:03]
▲ 김성건 장로 ▲서원대학교 종교사회학교수/대전성남교회     ©편집국
역사적으로 볼 때, 6·25 전쟁이후 급성장했던 한국 개신교회는 지난 88올림픽을 전후로 해서 특히 수년 전 샘물교회의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현재 양적 성장이 거의 멈춘 상태이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한국 교회는 지금 목사 양산, 신천지와 하나님의 교회 등 확장세에 있는 이단 집단의 발호, ‘가나안 성도’의 증가, 반기독교 운동의 급증과 목회자 납세 논란, 사회적 공신력 저하 등의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올해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5백주년을 맞는 해로서 개신교계에서는 각 교단 및 신학대학에서 종교개혁을 주제로 한 크고 작은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개교회에서도 목회자들이 설교를 통해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특별히 강조하는 등 그야말로 ‘종교개혁’이 화두로 등장했던 한 해였다. 그런데 평소 한국 개신교의 장자 교단을 자처하는 통합 측의 대표적 대형교회인 명성교회(김삼환 목사)가 종교개혁 5백 주년에 가장 반종교개혁적인 ‘세습’을 단행하여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을 일으킴으로써 정말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주지하듯이, 명성교회는 국내에서만 새벽기도와 교인 수 측면에서 유명한 교회가 아니라 현재 세계에서 단일교회로서 가장 큰 장로교회이다. 이렇듯 국내외에서 세인들로부터도 주목을 받는 명성교회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지난 11월 12일에 군사작전 하듯이 단행한 ‘목회 세습’으로 인해서 개신교계 언론은 물론 심지어 JTBC 같은 대중에게 인기가 높은 종편 방송조차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시리즈로 뉴스 시간에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성토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늘날 우리에게 기독교란 무엇인가?

필자는 이번 명성교회의 세습에 대한 결정과 이것에 대한 교계 안팎의 비판 그리고 명성교회 당회 측의 최근 반론 발표 등을 차례로 접하면서 문제의 본질이 바로 무엇보다도 ‘인간의 욕심’에서 비롯된 교회 재산과 권력의 ‘사유화’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자 성도의 거룩한 공동체이다.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를 정말 이렇게 생각한다면 어떻게 감히 ‘사유화’를 생각하고 시도할 수 있을까? 이번 명성교회 사태로 부각된 교회의 ‘사유화’는 분명 잘못된 것으로서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한국 사회와 특히 교회에 작지만 아름답고 좋은 소식이 전해져서 깊은 감동을 안겨준 일(“교단 달라도… 노숙인 섬기려 敎人 보내드립니다”, 조선일보, 2017년 11월 21일자)이 있다. 바로 10년 넘게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돌보고 함께 예배드리면서 이들의 자존감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도와오고 있는 서울 공덕동소재 산마루교회(이주연 담임목사)가 노숙인들이 편안히 샤워, 빨래하고 스트레칭하고 심리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30평짜리 작은 공간인 ‘베데스타힐링센터’를 대형 교회인 온누리교회(이재훈 담임목사)의 전폭적 지원(특별 헌금 3억원)으로 마련하여 지난 11월 19일 봉헌식을 가졌다는 소식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이 봉헌식 날 온누리교회 교인 57명을 산마루교회롤 보내는 파송예배가 열린 것이다. 57명 가운데 17명은 아예 교적(敎籍)을 온누리에서 산마루로 옮기기로 했다. 온누리는 장로교, 산마루는 감리교로 교단이 다르다. 그동안 한국 개신교 교회가 지(支)교회를 분가하면서 교인을 보내는 경우는 있었지만 교단을 초월한 ‘교인 나누기’는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산마루교회의 봉헌식에서 이날 설교를 한 이재훈 목사는 “비슷한 계층, 신분,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면 편안합니다. 그러나 바로 이 편안함이 교회의 위기를 부릅니다”라고 산마루가 오히려 온누리를 도왔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한국 개신교 통합 측에 속하는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명성교회와 온누리교회 두 교회의 너무나 대조적인 행보를 보면서 필자는 무엇보다도 각 교회에서 담임목사의 인격을 토대로 형성된 목회 철학과 그 실천이 가장 중요한 차이를 자아낸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개교회에서 어떤 목회자를 담임목사로 초빙하는가 하는 것이 정말 그 교회의 많은 것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개교회의 담임목사 청빙에 책임을 맡은 장로직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분별력을 갖게 되도록 스스로 겸손히 기도하고 진지하게 노력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본다.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대전충청지역 대표 기독교주간신문사 기독타임즈(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정민량 목사ㅣ 발행인=오종영 목사 ㅣ 사업본부장=이승주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7/12/15 [16:03]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제70회 남부연회 1] ‘회복하고 부흥하는 남부연회’ 제70회 기감 남부연회 힐탑교회에서 성대한 개막 / 오종영
주님의 지상명령과 약속 (마태복음 28:16-20) 179호 / 오종영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구순 생일 맞아 간소한 축하의 시간 가져 / 오종영
한밭제일장로교회 장로, 안수집사, 권사 임직감사예배 통해 새 일꾼 세워 / 오종영
봉쇄수도원에 입소하는 갈보리교회 강문호 목사 / 오종영
“권순웅 목사, 다양한 분야의 총회 섬김의 경험 통해 부총회장 후보의 길 준비하겠다” / 오종영
기독교대한감리회 제70회 남부연회 2일차 사무처리 및 전도우수교회 시상하고 성료 / 오종영 기자
그리스도인의 세 가지 정체성 (갈 2:20) 90호 / 편집국
특별기고)영지주의란 무엇인가(3) / 오종영
하나님의 말씀을 왜 지켜야 하는가? (신명기 4:1-14) 197호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