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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가지 이유로 감사 154호
김경림 집사/수필가,동대전성결교회
 
편집국   기사입력  2017/10/20 [16:06]
▲ 김경림 집사 ▲동대전성결교회     ©편집국
앞머리가 콕콕 찌르기 시작했다. 어제는 몸 상태가 좋아서 기분도 한결 가벼웠는데, 몇 군데 일을 보고 싶어 갔다 오니 늦은 점심시간이 됐다. 오후 다섯 시는 점심이기 보다 저녁이다. 며칠 전부터 여름옷을 정리하겠다는 생각에 땀을 흘리며 한 시간 이상을 서랍 속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옷걸이도 가지런히 모아서 빨래 너는 곳에 두었다.

어지럽고 배가 고파 간단하게 간장에 비벼 먹으려는데 참치통조림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함께 넣어 비볐다. 나도 모르게 배가 고파서 한 숟가락 크게 떠서 먹는데 별안간 숨이 안 쉬어진다.

아 큰일 났다!. 목에서 걸렸나 생각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아 가슴만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데 겁이 났다. 이렇게 죽는 것이 아닐까 매일 먹던 밥을 먹었는데 날씨도 선선하고 몸도 피곤한데 급하게 욕심을 부리다 죽는 거다 생각하니 안 되겠다 싶어, 자고 있는 아들을 깨웠다.

작게 '엄마 목에 밥이 걸렸어 '하면서 등을 때려 달라고 했다.

듣고 본 것은 있는데 소용없다. 아들은 밤에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자고 있는데 깨우니 비몽사몽 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니, 미안하기도 하고 빨리 내려가지 않아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주님 살려 주세요. 이렇게 어이없게 죽을 수는 없어요. 용서하시고 손으로 안수해 주세요. 아멘.

기도를 마음속으로 한 후 걱정하는 아들을 자라고 하고 기도하면서 가슴을 때렸다. 팍 팍 목에 걸린 밥이 내려와야 하는데 가슴도 뻐근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나. 지루하게 시간이 지나고 앞에 사둔 소화제를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물도 씹어 먹으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추운데 온 종일 밥을 안 먹다 급하게 먹어서 그랬으니 조심하기로 했다. 다행히 목에 걸린 밥이 내려갔다. 남은 밥을 버릴 수 없어서 숟가락 가득 담던 밥을 숫자를 세듯 조금씩 떠서 많이 씹었다. 서른 번씩 씹어서 한 공기를 다 먹었다.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이제는 대추도 목이 메고, 참치까지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요즘 감사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할 수 없이 주님께 감사하다.

돌아온 탕아도 버선발로 달려와 반겨주신 아버지처럼 내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다 아시면서도 헤아릴 수 없는 은혜로 용서하시고 기다리신다.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에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하시니 감사 사랑하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리와 지식을 바로 알고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지금은 탓하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감사로 주님이 천지창조 만물에 이름 지어주심을 감사합니다. 우울하고 외로울 때도 많았어요. 상처받고 상처를 주고 울 때도 있었어요. 이 세상에 태어나 잘하는 일이 없고 아프기만 하고 그것을 내 삶이라 생각하고 끌어안고 살아가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꿈속에서 손수레를 끌고 붕어빵 장사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시인으로 살면서 책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싶은데 가는 길이 힘들어도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있음도 감사합니다. 바람 소리 물소리 가을 하늘 볼 수 있음도 감사합니다. 만 가지로도 부족합니다. 생각나지 않아도 선한 마음을 자꾸 보내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가 떠나지 않게 하소서.
오늘도 내일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상황에서도 버리지 않으시고 꼭 누군가를 통해 텔레파시를 보내신다. 그래서 눈물로 죄를 녹여 주시고 말없이 깨닫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계시다.

눈이 어두워 마음이 닫혀 들으려 하지 않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멀리멀리 떠나갔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통해서 만 가지 셀 수 없는 이유로 감사하다는 고백을 하게 하셨다. 이제 머리도 아프지 않다. 속이 조금 불편하지만 지나면 좋을 것이다.

나는 약을 많이 먹는다. 살아온 게 팍팍하여 여기저기 고장이 났지만, 하나님은 열심히 나의 몸을 운행하고 계시다.

사실 오늘 써야겠다고 생각한 주제는 따로 있었다. 그렇지만 성령님의 감동으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오랜 시간 딱딱해진 마음에,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순간에 찾아 오셔서 바로 알게 해주시니 감사드린다.
호흡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살아 있어서 감사 눈이 나쁘지만 가까이서 글을 쓸 수 있으니 감사 크게 쓰지 않으면 읽을 수 없지만 복잡한 거 읽지 말라고 하시니 감사, 잠잘 곳 허락하시고 일용할 양식 주시니 감사, 맛있게 먹고 배설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보잘것없는 나를 축복합니다.

이사야 43장 1절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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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0 [16:06]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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