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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일 목사(사랑교회) 140호
한국교회의 믿음의 기초
 
편집국   기사입력  2017/03/30 [16:49]
▲ 진수일 목사/사랑교회     ©편집국
한국교회는 믿음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믿음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와 자신을 살펴야 할 신앙의 생활이며 믿음을 통해 하나님과 세상 나라에 나아가야 할 시급한 과제다. 작금의 문제는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믿는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부지런히 자신을 살피지 못한 결과다. 키에르케고르가 지적했듯이 교회든 개인이든 누구든지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서야할 때가 왔다.

믿음은 하나님 편에서 만이 아니라 세상 나라와 그들의 백성들과의 삶을 통해 진가가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누가복음 8장에 소개하고 있는 백부장과 예수님의 이야기 속에서 믿음을 나누고자 한다. 성경 속에 등장하는 백부장은 누구였는가. 그는 어떤 믿음의 소유자였기에 예수님께 칭찬을 받았는가. 예수님은 “이스라엘 중에서도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다”는 증거를 하셨다. 그의 믿음은 한 순간의 말로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면 그의 총체적인 삶을 통해 보여준 믿음의 고백은 무엇이었는가.

먼저, 믿음은 무엇보다 인성에 관한 것이다. 백부장은 자신의 집에서 종으로 있는 이가 병들어 죽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예수님께 청할 때에도 보듯이 그는 “사랑하는 종”이라는 표현을 한다. 이는 종을 인격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공동체로 보았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그 당시의 시대적 정황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종을 대하는 주인의 모습은 믿음을 보여 주는 시금석이다. 인성은 곧 믿음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믿음이 있는 자는 인성이라는 마음의 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믿음은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백부장은 태도에 있어서도 다른 이와 달랐다. 겸손한 태도, 공손한 행위는 그의 믿음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있었던 이방인이었다. 그뿐이 아니라, 예수님을 청한 그는 또한 예수님이 친히 오심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전한다. 믿음은 겸손한 태도에서 더욱 빛이 드러난다. 엘리사에게 찾아왔던 나아만 장군에게서도 믿음은 곧 겸손한 순종의 태도였다. 딸의 문제를 안고 예수님을 찾았던 가나안 여인에게서도 믿음은 결국 예수님께 보여준 태도였다.

확신은 믿음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들 중에 하나다. 백부장은 자신이 알고 받아들였던 것을 확신하였다. 믿음은 알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기까지 나아가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머리의 신앙에서 가슴으로까지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먼 길인지를 우리는 경험한다. 백부장은 오고계시는 예수님께 종들을 통해 다시 청한다. “말씀만 하시면 내 종이 낫겠나이다.”

믿음에 있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들 중에 또 하나는 생각이다. 백부장은 생각에 있어서 다름을 볼 수 있다. “나도 남의 수하에 든 사람이요 내 아래에도 병사가 있으니 이더러 가라 하면 가고 저더러 오라 하면 오고 내 종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하나이다.”(눅 7:8)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백부장의 생각과 그 고백을 통해 놀랍게 여기게 된 것이다. 이는 군인 장교출신답게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의 생각을 예수님께 드러냈다. 믿음은 그 믿음을 고백하는 이의 생각이 믿음이 없는 다른 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도 모두가 믿음을 가졌다 할 수 없으나, 믿음이 있는 이는 세상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오직 믿음으로”라는 500년 전 종교개혁자의 외침에서 다시 출발해야한다. 한국교회는 총체적이고 전인격적인 믿음으로 재건축되어야 하고 그 믿음을 기초부터 다시 교육해야 한다. 믿음을 살피는 것은 빠르게 고도성장해 가려는 부지런함보다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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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30 [16:49]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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