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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세 가지 정체성 (갈 2:20) 90호
조상용 목사/대전중부교회
 
편집국   기사입력  2015/04/24 [16:25]
▲ 조상용목사/대전중부교회     © 편집국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자 초대교회 성도들은 예수님을 구주와 왕으로 믿기 시작했다. 예수님을 통해 삶이 변화된 사람들은 로마 정부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왕은 예수 그리스도시다”라고 선포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에게 ‘그리스도인’이란 호칭을 붙여주었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본받아 실제로 작은 예수로 살기를 원했다.
 
이후, 2천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 복음이 우리에게 전해졌다. 복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오늘날에는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우리에게는 2천년 전 그리스도인들이 간직했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오늘 본문은 평생을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던 바울의 고백이다. (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여기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3가지 정체성’을 발견한다.
 
1.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함께 죽은 자이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위해 죽으셨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신앙이다. 성경은 곳곳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나도 십자가에서 죽었다고 말씀한다(롬6:6).
 
그리스도인은 나의 ‘옛 사람’이 십자가에 죽었기에 죄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 그러므로 더 이상 죄에 대하여 책임질 필요가 없다. 더 이상 사탄 마귀는 우리를 정죄하거나 고소할 수 없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죄가 우리를 지배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전엔 죄가 좋아서 죄가 시키는 대로 따랐지만, 이제는 죄를 미워하고 거절하고 멀리하게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죄에 대하여 내 자신이 죽었음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자신을 죄에 대하여는 죽은 자로 여길지니라.”(롬6:11) 여기서 “여겨라”는 말씀은 “믿으라”는 말보다 더 강력한 의미의 명령이다. 현재 나의 처지나 상태와 상관없이, 무조건하고 지금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나는 죽은 자”라는 자기 정체성을 인식하고 나면, 삶의 태도가 바뀌게 된다.
 

2. 내 안에는 오직 그리스도께서 사신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사람’이다. 즉, ‘나는 죽고, 그리스도가 사는 사람’이며, 오직 예수님의 생명으로 사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단지 예수님을 본받는다거나,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정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가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을 보면, 그리스도가 드러나야 한다.
 
그런데 왜 오히려 내가 자꾸 드러나는 것일까? 내가 죽지 않고, 여전히 내가 살아서 나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김치도 맛을 제대로 내려면,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한다. ① 배추가 땅에서 뽑힐 때 한 번 죽고, ② 통배추가 두 쪽, 네 쪽으로 갈라지면서 또 한 번 죽고, ③ 소금에 절여지면서 또 다시 죽고, ④ 매운 고추가루와 젖갈에 범벅이 돼서 또 죽고, ⑤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혀 다시 한 번 죽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낸다.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고백했다. 그리스도인이 겪는 모든 시험은 한결같이 내가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정체성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있으면 분쟁과 다툼이 일어나지만, 내가 죽고 그리스도가 드러나면 일치와 평화가 찾아온다. 예수의 생명으로 사는 사람은 다음과 같이 기도하는 사람이다. “내가 주님의 일을 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통해 일하시기를 원합니다.”
 

3.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산다.
믿음이란, 그리스도와 나를 연결하는 끈이다. 오직 예수님의 생명으로 살기 위해 내가 할 일은 그리스도께 붙어있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께 대한 절대 믿음과 전적 신뢰를 의미한다. 이 믿음이 세상 사람들과 우리를 뚜렷이 구분하는 그리스도인만이 가지는 정체성이다. 즉 그리스도인은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주와 왕 되심을 확신하고, 예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하면서, 예수님만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사는 사람이다.
왜 우리에게 역사가 안 일어나고, 기적이 안 나타나는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그분을 내 삶의 왕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첫 번째 기적이 어떻게 일어났는가? 가나 혼인 잔치에서 포도주가 떨어지자 사람들은 낭패를 당하게 됐다. 마리아는 예수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말하지만, 주님은 그 일이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주님은 그 잔치에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 초대받았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주님이 기적을 일으키는 원리를 깨닫고 하인들에게 말한다.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요2:5). 그리고 하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복종하자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은 주인으로 모실 때만 기적을 일으키신다. 이것이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희박하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에게 “당신은 누구요?”하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고백에는 곧 내가 예수와 함께 죽고, 예수와 함께 살며, 오직 예수님만을 의지하고 산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 땅의 성도들이 그리스도인의 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길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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