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ㅣ칼럼 > 목회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진수일 목사 (세종소망교회 담임 / 본지 논설위원) 303호
정치적 역량이 신앙적 자격을 대신할 수 없다. — 압살롬과 다윗의 비교 (2)
 
편집부   기사입력  2026/05/03 [19:10]

▲ 진수일 목사(세종소망교회)     ©편집부

깨어진 가정은 깨어진 리더십의 전조다

압살롬의 비극은 단순히 개인의 야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뿌리에는 다윗 가정의 깊은 상처가 있다. 다윗은 이복 형제 암논이 여동생 다말을 욕보인 사건에 분노하면서도 적절한 처벌을 하지 않았다(삼하 13:21). 아버지의 침묵 앞에서 압살롬은 2년을 기다린 끝에 스스로 암논을 죽였고, 이후 3년간 도피 생활을 했다. 돌아온 후에도 다윗은 2년간 아들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삼하 14:28). 이 장기간의 단절은 압살롬의 마음에 깊은 분노와 거부감을 심었다.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은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Leap Over a Wall)>에서 다윗의 가정사를 분석하며, 다윗이 왕으로서의 역할에 몰두하느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방기한 결과가 압살롬의 반란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다윗의 실패는 공적 리더십과 사적 관계를 분리한 데 있었다. 이는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고다. 목회적 성공이 가정의 건강함을 담보하지 않으며, 공적 영역에서의 권위가 사적 영역에서의 무책임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교회는 '압살롬의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오늘 한국 교회 안에도 '압살롬의 유혹'이 존재한다. 성도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변, 조직을 장악하는 정치적 수완,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감각은 분명 유용한 역량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과 회개, 성경적 소명 의식을 대체할 때, 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교회와 관련된 기관의 지도자 선출 과정에서 인물의 정치적 역량과 조직력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우리는 압살롬을 세우는 오류를 반복하는 것이다.

 

교회 지도자를 세울 때, 그 기준은 사무엘상 16장 7절의 원리로 돌아가야 한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교회는 지도자의 영적 성숙도, 가정에서의 삶,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진정성을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 동시에 다윗의 실패에서도 배워야 한다. 공적 소명에 충실하되 가정과 관계의 책임을 방기하지 않는 통합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가 말한 것처럼, 삶의 모든 영역에 대한 그리스도의 주권은 지도자의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구분하지 않는다.

 

참된 자격은 하나님의 심장에서 온다

압살롬은 백성의 심장을 사로잡았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심장에 합한 사람이었다(행 13:22). 결국 역사는 압살롬의 정치적 승리가 아니라 다윗의 신앙적 유산을 기억한다. 오늘의 교회가 세워야 할 지도자는 시대의 요구를 읽되 하나님의 뜻 앞에 무릎 꿇는 사람, 조직을 이끌되 먼저 자신의 가정을 돌보는 사람, 백성의 지지를 구하되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인정을 갈망하는 사람이다. 정치적 역량은 도구일 뿐, 신앙적 자격을 대신할 수 없다. 압살롬의 비극이 오늘 우리에게 묻고 있다. 교회는 누구를 세우고 있는가.

 

 

 

 

 

 

 

저작권자 기독타임즈 ⓒ무단전재 공유언론사, 협력교회 및 기관 외 재배포 금지

간행물등록번호 : 대전 아00245 l 등록연월일 : 2015년 9월 22일I E-mail=kdtimes@hanmail.net 

운영이사장=안승철 감독 ㅣ 발행인=오종영 ㅣ 편집팀장 오세영ㅣ 충남본부장=임명락  

대전시 서구 계룡로536번길 9 한신상가 402호 l 대표전화 : 042)639-0066 ㅣ 편집국 042)531-0755 ㅣ 팩스 : 042)639-0067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26/05/03 [19:10]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