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섬기는 제사장들은 낭실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이르기를 여호와여 주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의 기업을 욕되게 하여 나라들로 그들을 관할하지 하게 하옵소서 어찌하여 이방인으로 그들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말하게 하겠나이까 할지어다”(요엘 2:17)
우리 교단은 1959년 총회에서 WCC 가입 문제를 놓고 갈등하였을 때, 오직 혈적인 보수신학 하나 지키려고 분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교단의 적통성과 법통성은 우리가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교단의 선진들은 현실적으로는 허허벌판 황무지로 나와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나무 한 그루 살지 않고, 풀 한 포기 살지 않는 허허벌판 광야 같은 곳에서 기도의 눈물을 뿌리며 교단을 일구었습니다. 전국의 목사님들과 성도들이 기도의 제물을 바치며 총신대를 세우고 총회회관을 세워서 오늘날 한국의 장자교단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장로교단을 이룬 것입니다.
우리는 선진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헌신과 기도의 역사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신명기 32장 7절에서도 역대의 연대를 기억하라고 하지 않습니까? 역사가 토인비 역시 『역사의 연구』에서 “한 민족이나 국가를 망하게 하려면 그 역사를 먼저 지워버리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지나온 고난의 역사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어느 때부턴가 교단이 희생과 헌신의 역사를 잊어버리고, 기도와 영성 운동보다는 정치가 앞서게 되고, 교조적인 교단이 되어 갔습니다. 그 결과 교권 싸움을 하며 서로 비난하고 정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 사랑과 처음 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에서를 미워하고 야곱을 사랑하셨다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의 감격을 잃어버리니까 하나님을 등지며 예배가 타성화되고 신앙이 매너리즘에 빠져 버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더러운 떡을 제단에다 올려놓고 병든 것과 눈멀고 다리 저는 짐승을 제사의 제물로 드린 것입니다(말 1:7). 오죽하면 하나님께서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지 못하도록 누군가 성전 문을 닫아버리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겠습니까?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내 제단 위에 헛되이 불사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희 중에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도다 내가 너희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너희가 손으로 드리는 것을 받지도 아니하리라”(말 1:10)
저는 코로나 상황에서 이 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하였습니다. ‘혹시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이렇게 비난받고 문이 닫혀 버린 것은 하나님을 향한 감격, 예배를 향한 감격을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닌가. 하나님은 이런 매너리즘에 빠진 예배가 역겨워서 누군가 성전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것은 아닌가.’
여러분, 코로나 팬데믹은 끝이 안 보이고, 우리가 노력하면 할수록 예배 회복의 길은 더 멀어지고 있는 이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결국 우리가 울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가 회개하며 눈물로 기도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요엘서 2장을 보면 제사장들이 낭실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기도하지 않았습니까?
“여호와를 섬기는 제사장들은 낭실과 제단 사이에서 울며 이르기를 여호와여 주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소서”(욜 2:17)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는 것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먼저 울어야 합니다. 낭실과 제단 사이에서 운다는 말은 강단에서 운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강단에 엎드려 울어야 합니다. 지금 이렇게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당하는 것도 우리의 잘못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번 목장기도회의 주제는 “울게 하소서!”입니다.
이번 목장기도회가 여러분의 교회와 우리 교단과 한국교회를 위해서 눈물을 훔치는 기도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단 선진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희생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105회 총회에서 허락을 받고 이번 기도회 때 총회공로훈장 수여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의 희생을 기억할 때 우리의 모습이 얼마나 죄송하고 송구합니까?
이번 목장기도회가 선진들이 피와 땀과 눈물의 희생으로 세워 놓은 총회를 잘 세워갈 수 있도록 애통하고 울며 기도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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