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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청 교수(배재대 교육대학원장, 오정교회)
포스트모더니즘의 한계
 
한혜림 편집기자   기사입력  2013/08/20 [14:48]
 
▲ 남 청 교수(배재대 대학원장)     ©편집국

서구 근대사회를 열어갔던 계몽주의자들에게는 역사의 흐름에 대한 낙관주의적인 생각이 깔려있었다. 그들은 현재는 과거보다 좋고 미래는 현재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역사진화론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

 그래서 근대인들은 과학의 발달이 인간과 세계의 비밀을 다 밝혀 줄 것이고, 이를 통해 인간은 지금까지 그들을 괴롭혀 온 온갖 질병과 가난과 재난으로부터 해방되어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보라 빛 생각에 젖어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믿음은 1,2차 세계대전과 함께 현대로 넘어오면서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현대인은 지금까지 인간들이 겪지 못했던 더 복잡하고 치명적인 삶의 문제들 앞에서 공포와 절망과 좌절을 맛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절망과 좌절은 결국 근대, 즉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게 하였는데 그것이 곧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오늘날 철학이나 문학, 예술 등과 같은 특정 학문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주도적이고 보편적인 문화현상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은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겠으나 쉽게 말하자면 ‘탈획일, 탈형식, 탈권위, 탈진리, 탈절대…’ 이런 말들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내려오던 모든 권위와 형식, 절대적인 진리와 가치 등을 모두 부인하고, 해체하고, 벗어나겠다는 것을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징조는 일찍이 19세기 말 독일의 철학자 니체에게서 나타난다.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니체는 신의 죽음을 외치면서 기존의 모든 가치를 허물어뜨리려 했다. 니체는 지난 2천년 동안 내려온 서구의 모든 기독교적인 질서와 전통, 도덕과 윤리, 철학과 사상 등을 모두 파괴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고 했다.

 그가 말한 초인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는 창조자를 말한다. 새로운 것을 새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부인하고 파괴해야 한다. 초인이 “신은 죽었다.”라고 외쳤을 때 그 말은 종래의 기독교적인 모든 것을 거부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창조하겠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러한 몸부림을 통해 현대인들은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그 자리에 과거 인류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새로운 것들을 창조했다. 그것은 바로 20세기형의 새로운 바벨탑이었다. 정보화의 바벨탑, 하이테크놀로지의 바벨탑, 엔터테인먼트의 바벨탑, 세계화의 바벨탑, 글로벌금융의 바벨탑들을 쌓아 올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화려한 바벨탑 위에 건설된 오늘날의 세상 역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 옛것을 버렸는데, 그리고 그 자리에 가공할 만한 사이버스페이스의 새로운 문명을 건설했는데 그 새로움 속에서 옛것에서 볼 수 있었던 본질적인 가치도, 아름다움도, 미덕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 세상은 전에 볼 수 없었던 폭력과 테러와 전쟁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예전보다 더 참혹한 질병과 가난과 기아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다. 왜 현대인들은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이러한 빈곤에 시달려야 하며, 그렇게 놀라운 의술의 발달 속에서 참혹한 질병에 몸부림쳐야만 하는가?  

 그것은 바로 현대의 물질문명과 과학기술의 오만 때문이다. 신의 죽음을 외쳤던 현대인들이 돈과 물질과 과학기술을 우상화하였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에게는 인간이 만든 물질문명이 신앙이 되어버렸다. 현대인들은 인간의 능력을 신의 능력에 대신하려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고, 과학 없는 종교는 눈이 멀었다.”라고 했다. 신을 외면한 현대과학이 절름발이 모습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오직 신 앞에서 자기 존재와 능력의 한계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갖는데 있다. 신 앞에서의 인간의 겸손, 이것이 현대인이 온갖 불안과 고통과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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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8/20 [14:48]  최종편집: ⓒ kidok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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